[시론] ‘차이나플레이션’ 경보음 울렸다
[시론] ‘차이나플레이션’ 경보음 울렸다
  • HUFSNEWS
  • 승인 2010.07.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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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임금 인상 세계 인플레 자극
시장변화 주목 새 전략 마련을

중국발 인플레이션, 즉 ‘차이나플레이션(Chinaflation)’의 경보음이 울리면서 차이나 리스크가 세계 경제의 불안요소로 대두되고 있다. 오랫동안 저가 공산품을 수출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억제에 기여했던 ‘메이드 인 차이나’ 모델이 전환점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임금 인상 러시는 결국 수출 제품의 가격 인상을 불가피하게 할 것이며 이는 세계 각국의 인플레를 자극하게 된다.

중국 경제에는 눈에 띄는 두 가지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하나는, 저임금 노동자들이 과거와는 달리 파업 같은 단체 행동을 통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현상이 보편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만 투자기업 폭스콘(중국명 푸스캉·富士康) 노동자 12명의 투신자살과 일본 혼다자동차 투자 공장에서 발생한 파업은 저임금 문제를 사회적 현안으로 만들었다. 폭스콘 같은 경우는 일주일 만에 무려 122%라는 대폭적인 기본급 인상을 통해 표면적인 안정을 찾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아주 복잡하다. 중국의 임금은 기본급과 잔업수당, 그리고 각종 복리후생비로 나뉘어져 있다. 기본급 인상은 잔업수당과 복리후생비의 인상을 불러오게 돼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품 공급상이나 수출품에 임금 인상분을 전가할 수밖에 없고 이는 부품 시장과 글로벌 시장의 연쇄 인플레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제조업의 측면에서 보면 저임금에 의존한 기업 경영은 한계에 도달했음을 나타내 주는 것이기도 하다.

또 하나는, 중국 정부가 소위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국내의 경제 구조 재편을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는 지난 30년간 외국인 투자의 집중 유치와 농민공의 저임금을 토대로 외자 기업을 통해 제조한 저가 공산품 위주의 수출 주도형 패턴으로 발전해왔다. 이 때문에 늘 서방 세계에 의해 인민폐 절상과 소비 진작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장기적으로 이미 수출 주도형 전략의 한계를 예견했던 중국 정부에게 2008년 하반기에 발생한 금융위기와 회복 과정은 내수주도형 경제로 정책전환을 추진하는 새로운 계기가 됐다.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중국 정부는 친노동자적 정책을 표방하면서 임금 인상을 추구하고 있다. 정부 고위 관리가 임금 인상을 감내할 수 없으면 중국을 떠나든지 내륙으로 옮기든지 하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 것도 이제 더 이상 저임금 정책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러한 임금 인상 러시와 중국 정부의 산업구조 재편 의지는 우리나라에는 더욱 각별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교역량의 25%를 중국에 의지하고 있고 이미 4만여개 업체가 현지에 진출해 있다. 2만개가 넘는 기업은 현지에서 생산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의 임금 인상도 문제지만 중국의 경제구조 재편 방향도 향후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돼 있다.

중국의 임금 인상 요구는 저임금에 기반을 둔 임가공 기업에는 비용 증가 및 수익 감소 압력이 가중돼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나라도 겪었지만 경제구조 재편 과정에서 나타나는 보편적 현상이다. 인건비가 싼 중국 내륙이나 중국보다 인건비가 낮은 지역으로 생산거점을 이전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시간 끌기에 불과할 수도 있다. 따라서 설비 자동화를 통한 인력 축소와 인건비 비중이 낮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투자 강화가 절실하다.

중국 정부도 강조하고 있거니와 결국 승부처는 중국 내수시장이다. 임금 인상이 중장기적으로는 구매력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국 소비시장을 겨냥한 내수 지향형 기업이나 소비재 수출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많은 기업인이 예상했지만 이제 중국 시장에서의 저임금 메리트는 없다. 그러나 새로운 소비시장이 생긴다. 중국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면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자.

강준영 한국외대교수·중국연구소장(세계일보, 6월22일자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