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아사히’와 ‘산케이’의 공방전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아사히’와 ‘산케이’의 공방전
  • 전략홍보팀
  • 승인 2005.05.19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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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를 둘러싼 ‘아사히’와 ‘산케이’의 공방전김후련한국외대 일본연구소 교수 진보적 성향의 아사히(朝日)신문과 우파성향의 산케이(産經)신문이 4월 6일부터 10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사설을 통해서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쟁을 벌렸다. 발단은 아사히신문이 6일 ‘이런 교과서로 좋은가’라는 사설에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후소샤 교과서를 비판하는 글을 올림으로써 촉발되었다.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만든 교과서가 세상에 등장한 것은 4년 전의 검정 때였다. 이번은 2번째의 검정이다. 1차 검정 때에는 야마토타케루 신화에 2쪽을 할애했으나 이번에는 없어졌다. 1차 검정 때 있었던 특공대원의 유서와 전문을 실었던 교육칙어도 이번에는 일부를 요약하는 것으로 그쳤다. 그러나 천황에 대한 중시는 변함이 없다. 실제성을 의심받고 있는 진무(神武)천황의 동정신화에 1쪽이나 할애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근대사를 일본의 입맛에 맞게 기술하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을 해방군으로서 맞이한 인도네시아 사람이라는 기사가 새로이 등장하고, 일본이 점령한 지역의 대표자들을 소집하여 개최한 ‘대동아 회의’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한편 조선에 대한 식민지배와 중국침략에 대해서는 축소화하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오키나와(沖繩) 전투의 실상에 대해서도 일체 언급하고 있지 않다. 검정 때 수정이 되기는 했지만 당초에는 일본이 세운 괴뢰정권인 만주국에 대해서도 관동군만이 아니라 현지 중국인 정치가도 참가해서 건국했다고 되어 있다. 한일합방에 대해서도 일부에서는 합방에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러한 교과서의 기술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회보에는 이번의 역사교과서 신청에 대해 ‘옛날의 적국의 선전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게 서술된 교과서’라고 자화자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아시아 사람들에게 강요한 희생을 선전으로 치부할 수는 없으며, 일본을 소중히 생각하려면 타국 사람들이 자신의 나라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에도 경의를 표시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주위의 나라들과 상호 이해를 심화시켜 갈 수가 있다. 그런데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역사교과서는 이와 같은 균형이 결여되어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어서 아사히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공민교과서는 당초에는 다케시마에 대해서도 ‘한국과 우리나라 사이에 영유권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고 기술했는데, 검정 결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로 수정된 사실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정부견해대로 교과서를 기술하지 않으면 합격되지 않기 때문에 교과서 기술이 바뀐 사정을 밝히면서, ‘검정에서 거기까지 요구할 필요가 있는가. 이래서는 국정교과서와 무엇이 다른가’ 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아사히의 사설에 대해서 다음 날 7일에 산케이는 ‘놀라게 만든 아사히 사설’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서, ‘아사히 사설은 특정교과서를 배제하고 언론의 자유를 봉쇄하는 것’이라고 반박하는 글을 실었다. 이에 대해 다시 아사히는 8일에 ‘우리야말로 놀랐다’는 사설을 통해서 ‘산케이신문 스스로가 만든 교과서를 자사의 지면에 선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공세를 취했다. 이에 대해 다시 산케이는 ‘아사히는 논점을 흐리지 말라’는 사설을 통해, 다양한 교과서가 필요하다는 것과 특정교과서를 반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하면서 ‘아사히는 이중기준을 가지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다시 아사히가 ‘봉쇄의 뜻을 아시는지’라는 사설을 통해서 ‘검정에 합격시키지 말라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교과서에 문제가 논평한 것뿐인데 이것이 왜 언론봉쇄인가’라고 반박하고 나서면서 ‘산케이가 교과서를 직잡 만든 것은 아니지만 산케이가 후소샤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 아닌가’ 하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산케이가 더 이상 반박기사를 싣지 않음으로써 공방은 종지부를 찍었다. 사실 양 신문의 공방전을 촉발시킨 아사히의 사설에 산케이를 격분하게 할 내용은 결코 없었다. 평소의 아사히신문답게 감정을 개입하지 않고 담담하게 사실에 입각해서 기술하고 교과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산케이가 과잉반응을 함으로써 오히려 산케이측은 자신의 치부를 보이고 흐지부지 물러나고 말았다. 두 신문의 공방을 보면서 한국의 언론매체도 산케이처럼 무조건 흥분하고 나설 것이 아니라 아사히처럼 감정을 개입하지 않고 사실에 입각해서 담담하게 기술하는 태도를 취하는 것이 때로는 오히려 국익을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