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겨울축제로 이목
발트-겨울축제로 이목
  • 전략홍보팀
  • 승인 2005.04.13 14: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트-겨울축제로 이목유의정 한국외대 외국학종합연구센터 연구교수 겨울의 끝자락이며 봄의 무턱에 서 있는 2월과 3월은 축제나 관광에 있어 비수기이다. 특히 유럽의 2,3월은 춥고 음산한 날씨가 계속되는 탓에 많은 유럽인들은 따뜻한 지중해나 북 아프리카, 동남아로 마지막 겨울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음산한 날씨를 극복하고 축제를 통해 마지막 겨울의 묘미를 즐기거나 새로운 봄을 자축하는 시도들은 계속되어왔다. 아마도 2,3월에 행해지는 가장 유명한 축제는 베니스의 가면 축제일 것이다. 축제 기간에는 이 작은 도시의 골목 골목에 고전적인 드레스와 가면을 쓴 관광객들이 발 디딜 틈도 없이 밀려다니며 축제를 즐긴다. 이제는 가면 축제가 마치 베니스의 오랜 전통인 양 여겨지지만 사실 현대에 들어 활성화된 축제이다. 수상도시인 베니스는 특히 이 계절이면 습하고 음산하여 찾는 이들이 없었다. 이러한 관광 비수기를 극복하고자하는 베니스의 상인들에 의해 의도적으로 부활된 축제가 바로 가면축제이다. 삿포로의 눈축제나 중국의 빙등제도 전통에 근거하긴 하지만 역시 겨울철 비수기를 벗어나고자하는 자구책의 일환으로 더욱 활성화된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에는 원시 농경문화와 크리스트교 정신이 접목된 독특한 형태의 축제가 있다. ‘마슬레니짜’라는 2,3월에 걸친 봄맞이 축제이다. 한 주간을 축제기간으로 하며 긴 겨울을 마감하고 새로운 봄을 맞이한다는 의미로 사람들은 태양을 상징하는 둥근 팬케익을 먹고 공원에서는 갖가지 행사가 열린다. 원시 농경문화에서 유래한 축제로, 짚으로 만든 상을 태워 새 봄과 풍년을 기원하는 축제이다. 축제의 마지막 일요일은 ‘용서의 날’로 지난 해와 긴 겨울 동안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날이다. 크리스트교의 정신이 느껴지는 이 날에는 길에서 마주치는 이들에게 ‘용서를 구합니다’라고 인사처럼 말을 건네고 상대는 ‘신이 용서해 주실 것 입니다’라고 답한다. 발트 해에 접해있는 리투아니아의 경우는 또 다른 형태의 겨울 축제가 있어 유럽의 이목을 끌고 있다. 빙판에서 행하는 마차경주 축제인데 국가적인 차원에서 활성화되고 있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올해 이 겨울 축제를 더욱 뜻 깊게 맞이했다. 1795년 제정 러시아에 합병되면서 금지됐던 빙판 마차경기가 1905년 부활한 지 꼭 100년이 되기 때문이다. 제정 러시아가 마차경기를 금지시켰으나 탄압 속에서도 명맥이 이어져 1905년 부활됐고, 1955년부터는 국가 행사로 자리 잡았다. 옛날에는 노동용 말을 이용해 경기를 했지만 근대에 와서는 경주용 말과 가볍게 제작된 이륜마차를 사용한다. 이 마차경기는 호수가 많고 눈이 많이 내리는 리투아니아 북동지방에서 널리 행해졌다. 특히 수도 빌뉴스에서 북쪽으로 150㎞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사르타이 호숫가 두세토스에서 열리는 마차경기가 제일 규모가 크다. 지난 2월 이곳에서 100주년을 맞이한 마차경기가 수만 명이 모여든 가운데 성대하게 열렸다. 한 여인을 차지하기 위해서 농부의 아들과 귀족의 아들이 사르타이 호수 얼음 위에서 마차 달리기를 한 데서 유래했다는 이 대회는 자주 얼음판 위에서 열렸지만, 1997년 경기장을 다듬던 중 트랙터가 얼음 속으로 빠진 이후 매년 호수 옆에 마련된 경마장에서 열리고 있다. 경기는 이륜마차에 기수 한 사람이 올라타고 1600m를 달리는 방식으로, 차례마다 기록 순으로 각종 상과 상금을 받는다. 이번 대회에는 총 81마리가 출전했다. 100주년을 기념해 경주용 말이 아닌 퇴비를 담은 수레를 끌며 노동을 하는 말들이 참가한 특별경기도 마련됐다. 이날 나온 최고 기록은 2분4초6. 1937년부터 1600m 달리기가 도입된 후 초기의 3분10초대에서 이젠 2분10초 이내로 기록이 꾸준히 경신되어왔다. 관람객들이 목에 굵은 건빵을 주렁주렁 매달고 심심하거나 배고플 때 하나씩 떼어먹는 광경이 이색적이며 독한 보드카나 보온병 속에 들어 있는 따뜻한 꿀포도주 한잔 마시기 내기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이 축제는 리투아니아 인들에게는 국가적 자부심이 되고 겨울철 북해의 피요르드를 찾던 관광객들에게는 색다른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